덕질하는 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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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떴던 예고편보고 혼자 망상썰...


***


"대 명국의 전사들이고, 이 험한 요동땅을 지키는 명장들이지. 너희 변방 오랑캐의 칼잡이 나부랭이들이야, 그들을 당해내지 못할 것이 당연지사. 이기지 못할 싸움은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장수의 기본된 덕목이다. 그러니 너희 겁쟁이들이 꼬리를 말고 숨고자한들, 얼마든지 이해해줄 수 있다."

하륜의 통번에 방원의 눈썹이 꿈틀했다. 하륜은 이방원의 눈치를 살피며 어물어물 말을 이었다.

"..그렇게 말하는데요."

"감히..!"

방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륜이 마른침을 삼키는 것이 보였다. 이번엔 또 무슨 말을 통번해야할지, 하늘이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내가 뭘 어쨌다고 나한테만 이러시나..

"감히 내 사람들을 폄하하지 마시오."

방원의 눈빛은 서늘했다. 분노할수록 냉정해지고 차가워지는 눈이었다. 주체는 여전히 삐딱한 비웃음을 띤 채, 거만한 자세로 그런 방원을 바라보았다.

"나는 숨지도, 도망치지도, 굴복하지도 않을 것이오. 굴욕 속에 살지 않겠소. 차라리 싸우다 죽겠습니다."

"객기도 상황을 보아가며 부려야하는 것이다. 너 하나만 꼿꼿하다해서 너희들이 모두 고결할 수 있는 줄 아느냐? 네가 죽음을 각오했다한들, 네 수하들 역시 그리 쉽게 목숨을 내걸 수 있겠느냐?"

"그리할 것이오."

방원은 자리를 떨치고 일어났다. 소맷자락이 펄럭였다. 가늘게 뜬 눈에 힐난의 빛이 어렸다. 그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있었다.

"나를 섬기는 이들이 어떤 자들인지, 보여드리지요."



무휼은 불안한 기색으로 연신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서성이고 있었다. 북방의 땅은 추웠다. 그러나 무휼은 그런 추위는 신경을 쓸 틈조차 없었다.

주체라는 놈이 방원과 하륜을 불러갔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무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곳까지 달려왔다. 멋대로 안으로 뛰어들 수는 없었지만, 여차하면 죽음도 불사할 생각이었다. 무기는 빼앗겼지만, 팔다리는 멀쩡히 붙어있다. 만일의 상황에 방원을 구해낼 만큼의 소란 정도는 피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불안에 떨던 무휼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퍼득 뒤를 돌아보았다. 방원이 천천히 걸어나오고 있었고, 하륜은 종알거리며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마마!"

무휼은 다급히 방원에게 다가갔다. 무휼이 가까이 다가오자, 하륜은 입맛을 다시며 입을 다물었다. 무휼을 흘끗 보는 그의 시선에 안타까운 기색이 내비쳤지만, 무휼의 신경은 온통 방원에게 쏠려있었다.

"괜찮으세요? 어디 다치신 데 없고요? 아니, 저 자식은 이 오밤중에 마마만 불러다가 무슨 소리를 한 거예요?"

"무휼."

방원은 고개를 들어 무휼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문득, 무휼의 표정이 제법 달라졌음을 느꼈다. 여전히 호들갑스럽고, 친근한 아이였지만, 그의 눈빛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처음 만났던, 기억 속의 그 눈빛은 아니었다.

"네가 날 위해 싸워줘야겠다."

"네?"

"네가, 날 위해서.."

방원은 입을 꾹 다물었다. 추위로 인해 빨갛게 얼어붙은 귀가 보였다. 이 밖에서 얼마나 서성였던 것일지. 방원은 손을 뻗었다. 실내에 있어 따듯한 손이, 싸늘할 만큼 차가운 무휼의 뺨에 닿았다.

"네가 날 위해서 목숨을 걸어줘야겠다."

무휼은 방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대로 웃어보였다. 순한 눈매가 접히며 순박한 웃음이 떠올랐다.

"그럼요. 기꺼이."

"무슨 일인줄은 알고 그리 대답하는거야?"

하륜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멀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방원은 그를 쫓지 않았다. 그의 눈에 담긴 것은 오롯히 무휼 한 사람이었다.

"내가 네 목숨을 담보로 무슨 대화를 나눴을지, 무슨 거래를 했을지 짐작은 하고 그리 대답하는 거냔 말이다."

"에이, 제가 어떻게 마마 생각을 짐작해요. 마마처럼 똑똑하신 분을."

무휼은 손을 올려 제 뺨에 닿아있는 방원의 손을 잡았다. 추워요. 마마 손 시려우실라. 그리 중얼거리며, 무휼은 아이처럼 헤헤 웃었다.

"그래도 하나는 알아요."

"무얼."

"마마가 저 믿어서, 그리 하셨을 거라는 거."

방원은 무휼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무휼은 두 손으로 방원의 손을 꼭 잡은 채, 기억 속의 언젠가와 꼭 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그거면 됐죠, 뭐. 마마가 뭘 하셨든, 마마는 제 마마시니까."

방원은 무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바닥으로 시선을 떨어트렸다. 제 손을 잡은 무휼의 두 손 역시, 그의 뺨처럼 차가웠다. 방원은 나머지 한 손을 뻗어 무휼의 손등 위에 얹었다. 두 손을 서로 마주잡고, 다시 무휼을 올려다보는 방원의 눈에는 확신이 깃들어있었다.

"죽지마라, 무휼."

무휼의 서글서글한 눈이 천천히 깜빡였다. 방원은 무휼의 손을 잡은 제 손에 힘을 주었다. 그래, 네가 있었는데. 모두가 나에게 등을 돌리거나 날 떠나도, 네가 남아있다는 걸 어찌 잊고 있었을까.

"우리 모두 살아서, 함께 돌아가자."

너는 마지막까지 내 곁에 두어야겠다. 그리 생각했다. 삼봉과 싸우고, 아버지가 냉대하고, 분이는 떠나갈 그의 조선에. 마지막까지 무휼은 곁에 남겨두어야겠다고. 네가 없으면 난 정말로 홀로 남게 되는 것일 테니까. 그리 생각했다.

"네, 마마."

시원스레 대답하는 무휼의 얼굴에 화사한 웃음이 피었다. 그 꾸밈없는 표정에, 방원은 그를 따라 피식 웃어버렸다.



이 다음에 피떡되는 무휼이랑 다 끝나고 무휼이 누워있는 막사 찾아와서 잘했다. 하는 방원이 쓰고싶었는데 체력 딸려서 못쓰겠다 몸살감기 뻐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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